《블랑 블랙 파노라마》는 흰색과 검은색이라는 두 축에서 출발합니다. 프랑스어 블랑과 영어 블랙은 모두 빛이나 불, 타는 일과 관련된 뿌리에서 갈라져 나왔다는 견해가 있습니다. 불이 되어 하얗게 빛나는 상태를 지나 다 타 버린 뒤 검게 그을린 재로 남는 과정처럼, 밝음과 어둠은 맞서는 것이 아니라 서로를 전제해야 비로소 나타납니다. 전시에 나온 소장품들은 반복과 중첩, 필사와 축적, 긋기와 비우기 같은 방식을 표면에 그대로 남겨 이 태도를 보여 줍니다.